스포츠카 추억 2부
" 연락 왜 안해요! 기다렸잖아요 "
수화기 너머로 투정부리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 연락하면 부담줄 것 같아 그랬어요 "
최대한 멋지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꺄르르르 하고 쓰러지는 목소리가 들린다.
계속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그녀가 다시 물어본다.
"학생 맞죠?"
"네..학생이긴 한데 지금은 아직 복학 못했어요"
"어머! 복학생이예요?"
"난 이제 막 스무살인줄 알았어요"
그 말이 진심이였는지 의례 인사치레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인사말이라고 해도
기분좋게 하는 묘한 능력이 가진 사람이였다.
"복학생이라고 해도 내가 누나겠네요"
나는 정말 궁금했던지 급히 물어보았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몇살일 거 같아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그렇게 도로 물어볼것 같더라'
"나보다 누나이면 내나이 1살 더해서 스물넷?"
사실은 누가봐도 20대후반, 혹은 30대초로 보이긴 했다.
피부나 주름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에바그린'의 눈빛에서 나오는 그 아우라는
그녀를 더 성숙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진부하다는 듯이 말한다.
"거짓말~"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어줍지 않은 대굴빡 굴려봐야 부처님 손바닥이겠지'
다시 내 진짜 생각을 말했다.
" 죄송해요..사실은 서른살 정도로 보이긴해요.."
" 하지만 누나가 늙어보이는게 아니라.."
금새 내 다음 답변이 관심이 생겼는지
"늙어보이는게 아니라..그럼?"
"누나 마흔살에도 50살에도 아마 30대라고 할 거예요"
기분 좋으라고 했던 말이 아니라
내 솔직한 그녀의 인상을 말했다.
다시 꺄르르 소리가 들린다.
이까짓 답변에 만족했나보다.
그녀의 나이는 듣지 못한채 그녀가 다시 물어왔다.
"그럼 학생 언제 시간돼?"
"시간이요?"
"응, 시간. 다시 만났으면 하거든.."
"음? 저 진짜 다친데 없어요."
"알아. 그냥..만났으면 해"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수화기 너머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됐다.
"저..7시부터 호프집 알바해서요.."
"낮에 언제든 괜찮아요"
그녀가 공통분모가 있다고 느꼈는지
약간은 상기된 목소리로 답했다.
"사실..나도 주말 밤엔 시간이 없거든.."
"그럼 내일 1시에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볼까?"
안될리가 있겠는가..
그녀는 나중에서도 느낀것이지만
매우 직진적인 사람이다.
"네, 조,,좋아요"
어리숙하게 버벅이면서 답했다.